- 기관ㆍ개인 제재로 이어지는 불공정거래의 형태
- 지능형 금융범죄 대응을 위한 AML 고도화 필요성
- 초기 대응 : 협업체계를 통한 자금 흐름 추적

김희수 CAMS
한국자금세탁방지학회(KaAML) 연구위원
‘유니콘’의 화려한 비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 실상은 전혀 달랐다. 시가총액 1조 원을 넘보며 코스닥에 입성한 국내 반도체 팹리스 기업 A사가 상장 직후 발표한 2분기 매출액 ‘5,900만 원’은 자본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시장은 이를 ‘어닝 쇼크’라 불렀지만, 금융당국과 검찰은 ‘범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른바 부정거래 혐의다.
부정거래 행위는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행위, 시장질서 교란 행위와 함께 자본시장법이 규율하는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유형이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가장 무거운 제재가 가해지는 사안으로, 징역형 등의 형사 처벌은 물론 막대한 과징금까지 부과된다.
자본시장 '게이트키퍼(Gatekeeper)'의 역할 부재
A사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주관사 직원들은 거래처 발주 중단에 따른 매출 급감 위험을 인지하고도 이를 공모가 산정에 반영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상장 주관사는 발행사의 기업 가치를 엄밀히 실사(Due Diligence)하고 투자자가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럼에도 매출 공백이라는 치명적 리스크를 숨긴 채 상장을 강행했다면 이는 자본시장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사실상 방기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상장 수수료와 구주 매출 차익은 투자자가 회사의 실상을 알 수 없었음을 고려하면, 결국 투자자를 기만해 얻은 이익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만약 고의적인 묵인이나 공모가 입증된다면, 이 자금의 흐름은 마땅히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의 감시 대상이 되어야 한다.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얻은 범죄 수익이 합법적 자금으로 둔갑하는 ‘세탁’ 과정을 차단하고, 부당이득을 끝까지 환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화하는 ‘지능형 범죄’, 내부통제 고도화의 필요성
한국거래소의 감시 시스템이 불공정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지능화된 시세조작 기법은 기존 감시망을 교묘히 우회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거래 감시’ 차원을 넘어,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하다.
2023년 **증권발 하한가 사태와 **제지 주가조작 사건이 ‘거대 작전 세력’의 탐욕을 보여주었다면, 최근 수사 선상에 오른 B사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는 ‘내부자’에 의한 시스템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불공정거래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전문가의 지식과 자금세탁 수법이 결합된 ‘지능형 범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자의 미공개정보 이용 금지는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여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공개매수 정보를 가장 먼저 접하는 내부자가 이를 사익 추구에 악용한다면, 이는 정보 격차를 해소해야 할 주체가 오히려 시장 참여자를 약탈하는 행위다.
최근 논란이 된 B사 임원은 자신이 주관하는 기업의 특수사채(CB/BW) 발행이나 공개매수 등의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선취매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법 제174조 위반이자, 타인 계좌를 이용해 자금의 출처를 숨긴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자금세탁(Money Laundering) 유형이다. 이러한 지능형 범죄의 증가는 통계로도 명확히 확인된다.

자료 출처: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의 최근 3개년 불공정거래 혐의 통보 실적을 살펴보면, 3대 불공정거래 행위 (부정거래, 시세조종 및 미공개정보이용 행위) 중에서도 2024년 ‘미공개정보이용’ 혐의가 전년 대비 37.2% 급증하여 전체 적발건수의 과반을 넘어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통계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AML 시스템이 단순한 ‘현금 거래’ 감시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비정상적인 투자 패턴과 차명 거래를 잡아낼 수 있도록 고도화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패스트트랙’ 구축
떠나가는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는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이 선결 과제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원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원칙은 불공정거래 행위 적발 시 시장에서 영구 퇴출시킨다는 무관용 대응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불법 행위로 얻은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금전적 제재도 강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혐의 발견 즉시 조사 단계에서 관련 계좌를 동결하여 범죄 수익 은닉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가 필수적이다. 최근 1,000억 원대 시세조종 혐의자들에게 적용된 자산 동결 조치는 좋은 선례다. 더 나아가 불공정거래 징후가 포착되는 즉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의심거래보고(STR) 데이터와 결합하여 자금을 동결하는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체계를 통해 분산된 시스템을 더욱 긴밀히 연결하여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공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앞서 살펴본 사례들처럼 ‘뻥튀기 상장’이라는 행위 자체를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검은돈’의 꼬리를 잡아야 한다.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가 단순한 불공정거래 입증을 넘어, 자금세탁 수사로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불공정거래 차단은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문제를 넘어, 범죄수익의 제도권 편입을 막는 AML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ㆍ금융위원회,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 실천방안”, 2025
ㆍ한국거래소, “2024년도 불공정거래 심리실적 및 주요 특징”, 2025
(*위 내용은 기고문으로서 회사의 공식의견이 아닌 사견임을 밝힙니다.)

- 기관ㆍ개인 제재로 이어지는 불공정거래의 형태
- 지능형 금융범죄 대응을 위한 AML 고도화 필요성
- 초기 대응 : 협업체계를 통한 자금 흐름 추적
김희수 CAMS
한국자금세탁방지학회(KaAML) 연구위원
‘유니콘’의 화려한 비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 실상은 전혀 달랐다. 시가총액 1조 원을 넘보며 코스닥에 입성한 국내 반도체 팹리스 기업 A사가 상장 직후 발표한 2분기 매출액 ‘5,900만 원’은 자본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시장은 이를 ‘어닝 쇼크’라 불렀지만, 금융당국과 검찰은 ‘범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른바 부정거래 혐의다.
부정거래 행위는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행위, 시장질서 교란 행위와 함께 자본시장법이 규율하는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유형이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가장 무거운 제재가 가해지는 사안으로, 징역형 등의 형사 처벌은 물론 막대한 과징금까지 부과된다.
자본시장 '게이트키퍼(Gatekeeper)'의 역할 부재
A사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주관사 직원들은 거래처 발주 중단에 따른 매출 급감 위험을 인지하고도 이를 공모가 산정에 반영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상장 주관사는 발행사의 기업 가치를 엄밀히 실사(Due Diligence)하고 투자자가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럼에도 매출 공백이라는 치명적 리스크를 숨긴 채 상장을 강행했다면 이는 자본시장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사실상 방기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상장 수수료와 구주 매출 차익은 투자자가 회사의 실상을 알 수 없었음을 고려하면, 결국 투자자를 기만해 얻은 이익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만약 고의적인 묵인이나 공모가 입증된다면, 이 자금의 흐름은 마땅히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의 감시 대상이 되어야 한다.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얻은 범죄 수익이 합법적 자금으로 둔갑하는 ‘세탁’ 과정을 차단하고, 부당이득을 끝까지 환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화하는 ‘지능형 범죄’, 내부통제 고도화의 필요성
한국거래소의 감시 시스템이 불공정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지능화된 시세조작 기법은 기존 감시망을 교묘히 우회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거래 감시’ 차원을 넘어,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하다.
2023년 **증권발 하한가 사태와 **제지 주가조작 사건이 ‘거대 작전 세력’의 탐욕을 보여주었다면, 최근 수사 선상에 오른 B사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는 ‘내부자’에 의한 시스템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불공정거래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전문가의 지식과 자금세탁 수법이 결합된 ‘지능형 범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자의 미공개정보 이용 금지는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여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공개매수 정보를 가장 먼저 접하는 내부자가 이를 사익 추구에 악용한다면, 이는 정보 격차를 해소해야 할 주체가 오히려 시장 참여자를 약탈하는 행위다.
최근 논란이 된 B사 임원은 자신이 주관하는 기업의 특수사채(CB/BW) 발행이나 공개매수 등의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선취매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법 제174조 위반이자, 타인 계좌를 이용해 자금의 출처를 숨긴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자금세탁(Money Laundering) 유형이다. 이러한 지능형 범죄의 증가는 통계로도 명확히 확인된다.
자료 출처: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의 최근 3개년 불공정거래 혐의 통보 실적을 살펴보면, 3대 불공정거래 행위 (부정거래, 시세조종 및 미공개정보이용 행위) 중에서도 2024년 ‘미공개정보이용’ 혐의가 전년 대비 37.2% 급증하여 전체 적발건수의 과반을 넘어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통계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AML 시스템이 단순한 ‘현금 거래’ 감시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비정상적인 투자 패턴과 차명 거래를 잡아낼 수 있도록 고도화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패스트트랙’ 구축
떠나가는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는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이 선결 과제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원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원칙은 불공정거래 행위 적발 시 시장에서 영구 퇴출시킨다는 무관용 대응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불법 행위로 얻은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금전적 제재도 강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혐의 발견 즉시 조사 단계에서 관련 계좌를 동결하여 범죄 수익 은닉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가 필수적이다. 최근 1,000억 원대 시세조종 혐의자들에게 적용된 자산 동결 조치는 좋은 선례다. 더 나아가 불공정거래 징후가 포착되는 즉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의심거래보고(STR) 데이터와 결합하여 자금을 동결하는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체계를 통해 분산된 시스템을 더욱 긴밀히 연결하여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공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앞서 살펴본 사례들처럼 ‘뻥튀기 상장’이라는 행위 자체를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검은돈’의 꼬리를 잡아야 한다.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가 단순한 불공정거래 입증을 넘어, 자금세탁 수사로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불공정거래 차단은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문제를 넘어, 범죄수익의 제도권 편입을 막는 AML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ㆍ금융위원회,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 실천방안”, 2025
ㆍ한국거래소, “2024년도 불공정거래 심리실적 및 주요 특징”, 2025
(*위 내용은 기고문으로서 회사의 공식의견이 아닌 사견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