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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적금 계좌, 금융범죄 통로 활용 방지 시급 [김현정 연구위원] 202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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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금융사기의 창구가 된 자유적금 계좌
- 제도적 허점과 은행 별 대응의 온도 차
- 실효적 제도개선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전문가 제언


김현정 한국자금세탁방지학회(KaAML) 연구위원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석사과정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이를 악용한 금융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자유적금 계좌를 활용한 신종 금융사기는 피해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범죄 수법 탓에 실질적인 대응은 더딘 실정이다.


자유적금 계좌는 소비자가 원하는 금액을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한 금융상품이다. 하지만 이 편리함이 오히려 금융사기범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수시입출금 계좌는 20영업일 내 추가 개설이 제한되고, 1일 1백만원 한도 등의 거래제한이 있는 데 반해, 자유적금 계좌는 무제한으로 개설 가능하고, 1만 원 이상 금액도 제한 없이 입금할 수 있다. 이 점을 악용해 사기범들은 다수의 자유적금 계좌를 만들었고, 피해자로부터 중고물품 판매대금을 자유적금 계좌로 입금 받은 뒤, 곧바로 계좌를 해지하고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사용한 자유적금 계좌가 일회성으로 사용된 후 즉시 해지되고, 자유적금마다 계좌번호가 다르기 때문에 사기계좌 정보를 공유하는 ‘더치트’와 같은 사이트에서도 추적이 어렵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단 한 명의 사기범으로 인해 수백 명의 피해자가 발생하며, 전국 경찰서의 업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중고거래 사기 건수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피해 금액은 2020년 897억원에서 2024년 3,34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검거율은 76%에서 56.3%로 하락하여 피해회복은 커녕 예방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중고거래 시장은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08년 4조 원이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1년 24조 원으로 6배 확대되었으며,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인해 리커머스(재판매) 문화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는 중고거래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경제생활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2024년 4월 1일, 자유적금 계좌 악용 사기에 대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면서 관련 예방수칙을 안내하고 은행 별 적금계좌번호 체계를 보도자료로 발표하는 등의 대응에 나섰다.


 토스뱅크는 자유적금은 신규시점부터 본인명의 당행 입출금계좌에서만 입금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카카오뱅크는 2024년 5월 9일부터 자유적금 특별약관을 개정해 본인 명의 당행 입출금계좌에서만 적금 입금이 가능하도록 조치했으며, 그 외 케이뱅크에서도 자유적금 계좌에 타행계좌로 입금되면 즉시 해지 불가하는 등의 제한을 두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자유적금 계좌를 무제한으로 개설할 수 있는 일부 은행들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이들 은행을 통한 범죄는 지속되고 있으며, 2025년 2월 24일 국민권익위원회도 최근 3년간 1만 건이 넘는 중고거래 관련 민원이 접수된 점을 감안해 ‘민원주의보’를 발령하였다. 특히 자유적금을 이용한 사기 사례는 주요 민원 중 하나로 지적되며, 보다 강력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기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해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모든 은행이 자유적금 계좌에 대한 특별약관을 개정하고, 입금 방식을 본인 명의 계좌로만 제한하는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많은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범죄 악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만약 어렵다면, 자유적금 계좌는 외형상 일반 입출금 계좌와 구별이 어려워 소비자가 사기 여부를 인지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입금 시 계좌정보 화면에 ‘예금주+적금’이라는 용도를 함께 명확히 표기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OO은행-홍길동(자유적금)’처럼 이름 옆에 계좌 용도를 명시한다면, 소비자가 해당 계좌의 성격을 즉시 파악해 거래를 재고할 수 있어 단순하지만 실효성 높은 예방책이 될 수 있다.

금융의 혁신은 편리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편의성과 안전성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그 제도는 사회적 신뢰를 얻게 된다. 자유적금 계좌가 더는 사기범들의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은행권과 금융당국의 책임 있는 대응과 제도적 정비가 시급히 요구된다.


참고자료

2024-04-01 금융감독원 (소비자경보 2024-15호) 자유적금계좌 악용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 ‘소비자경보’ 발령

2025-02-13 아시아경제 “웃돈 얹어주겠다”… 신종 중고고래 사기 피해 급증 https://www.asiae.co.kr/article/2025021215501972697

2025-02-24 국민권익위원회 (250224) “제발 좀 잡아주세요” 중고거래 사기수법 각양각색… ‘민원주의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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